해리의 "태국 이야기"(33) 태국 커피숍에서 와이파이 사용해도 누가 글 썼는지 다 안다!

태국이 커피숍에서의 와이파이 사용 정보도 의무 보관하도록 해 논란이 뜨겁다.

태국 디지털 경제사회부 부디뽕 장관은 10월 8일 “무료 와이파이를 서비스하는 커피숍과 식당에선 고객의 와이파이 이용 정보를 90일간 보관해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와이파이 사용 정보를 보관하는 것은 사회를 분열시킬 수 있는 ‘가짜 뉴스를 추적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국은 지난 8월 이른바 반(反) 가짜 뉴스센터를 발족시켰는데 온라인에서 부적절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을 감시 또는 모니터링하며 위반자는 컴퓨터범죄법 267조에 의해 처벌받도록 되어 있다.

태국 디지털 경제사회부는 “커피숍에서는 로그 파일이 수집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커피숍의 와이파이를 이용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인 정보 수집 목적이 아니라 국가재난, 공중보건, 국가정책과 안전을 위한 가짜 뉴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태국에선 최근 페이스북에 군주제에 대한 비판성 글을 올린 혐의로 선거운동가를 체포했다.

와이파이 사용 정보 보관 의무에 대해 관련 업계, 특히 중-소규모의 커피숍 등에서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정보 저장을 위해서는 2만 바트(한화 약 80만 원) 이상이 드는 프락시 서버를 설치해야 하는 등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 커피숍을 찾는 고객들이 일일이 신상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손님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반발의 목소리가 크자 디지털경제사회부의 한 자문은 비용이 드는 서버를 사용하기보다는 종이에 사용자 기록을 수기로 적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CCTv와 함께 사용자 기록을 결합하면 범죄자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

태국은 2020년 5월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이 본격 실시되는데 관계당국은 와이파이 접속 정보 저장은 이와 상충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태국은 편의점 등에서 심 카드 등을 무제한 구입할 수 있었지만 2012년 이후 무렵부터 신분을 확인해야 구입하도록 했다. 외국인도 여권을 제시해야 전화번호를 등록할 수 있다. 또 2017년엔 태국을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은 휴대폰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특별 심 카드 설치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백지화하기도 했다. 태국이 휴대폰 사용과 컴퓨터 범죄에 예민한 것은 남부 이슬람 분리주의 테러에 따른 안전 강화와 함께 일부의 군주제 비판여론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SnS와 온라인 정보 유통이 특히 활발한 관광국가 태국에서 와이파이 로그기록이 저장되게 되면 안전과 함께 근거 없는 명예훼손 등도 방지하고 추적하는데 용이한 면이 있다. 다만 업소들의 비용 부담과 이용자의 불편으로 공평하게 시행될지는 미지수.

태국을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무료 와이파이도 이용자 정보가 남게 된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 속담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한다. 태국 속담의 ‘창문에는 귀가 있고, 문에는 틈새가 있다(나땅미후, 쁘라뚜미청)’와 비슷하다. 태국 어느 곳에서 공짜 와이파이 이용해 쓴 댓글도 이젠 낮이고 밤이고 로그기록에 다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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