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의 "태국 이야기"(6) 태국 미디어의 단골 손님 킹코브라, 뱀이다~

태국 미디어의 단골 손님 킹코브라, 뱀이다~

사진출처/타일랜드 스네이크 닷컴

 

요즘 태국 언론에 대형 킹코브라의 출현이 단골로 보도되고 있다.

얼마 전엔 화장실 변기에서 똬리를 튼 코브라에게 ‘중대한 부위’를 물린 한 남성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으며 코브라 출현 아류기사들이 줄을 이었는데 7월 24일엔 태국 남부 송클라의 한 가정 집 부엌 천장에서 4m짜리 킹코브라가 툭 떨어진 사건이 곳곳에서 전해졌다.

태국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킹코브라의 등장은 언론의 빈번한 메뉴. 태국 국립 쭐라롱꼰 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태국에선 한해 7천여 명이 뱀에 물려 병원을 찾고 이중 30여 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뱀에 물려 병원을 찾는 사람이 한 해 400여 명이라고 한다.

전세계에 3천여 종 이상의 뱀 가운데 독사는 200여 종.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연간 2만여 명인데 보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구니에서 나와 피리소리에 맞춰 목 춤을 추는 뱀 묘기를 볼 수 있는 인도에서만 한해 1만1천여 명이 독사에 물려 죽는다는 통계도 있다.

태국 및 인도에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독사의 대부분은 킹코브라다. 뱀을 먹어 치우는 뱀이어서 킹코브라인데 독사 중 몸 길이가 가장 길다. 태국 남부 나콘시타라맛에서는 5.85 미터의 킹코브라가 발견되기도 했다. ‘코브라’는 포르투갈어로 `후드를 쓴 뱀’이라는 뜻인데 흥분하면 목을 부채살처럼 펼치는 모양에서 비롯됐다.

위험에 처하면 “쉬” 소리를 내면서 몸의 3분의 1 정도를 지면에서 수직으로 들어올린다. 귀를 가지고는 있지만 고막은 없어 주변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대신 진동에는 민감하다.

문제는 독인데, 코브라의 독은 한국의 살모사가 갖고 있는 독과는 다른 신경 독이다. 신경 독은 이른바 신경전달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호흡에 관계된 근육이 마비돼 호흡곤란을 겪게 하기도 한다. 킹코브라에 물렸을 때 치사율은 75% 이라고 한다.

나무타기나 수영도 잘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지만 낮에도 돌아다닌다고 하니 어디서 출몰할지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어두운 곳에서 뒷걸음 치거나 손을 더듬대다 ‘물컹’ 킹코브라를 만날 수도 있다.
 다만 태국 언론에 보도되는 코브라 출현사례들은 도심이 아닌 시골 1층 집. 뱀이 들어가기 어렵지 않은 구조를 가진 가옥들이다. 축축한 땅에 알을 낳는 뱀들은 쥐구멍이나 그늘 등에서 비를 피하다 바위 같은 데 나와 몸을 말린다고 하니, 태국 인가에 자주 출현하는 이유도 요즘 태국이 우기인 영향 탓으로 짐작된다. 비 온 다음날 몸을 말리려는 것일 게다.


우기 때 캠핑, 골프 등 야외활동 때 유의

관광객이나 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킹코브라에게 물릴 가능성은 적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것도 아닌 것 같다. 특히 캠핑족이나 골퍼들에게는 유의가 요구된다. 라운딩 도중 공이 나무가 우거진 그늘 및 러프나 풀이 긴 해저드 주변에 떨어졌다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태국 골프장의 경우 살충제를 뿌리고 관리를 하긴 하지만 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뱀을 만난 경험이 한두번 씩은 다 있다.

만약 공이 으슥한 러프에 떨어졌다면 골프클럽을 풀에 툭툭 치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뺌을 쫓는 게 상책이다. 물론 툭툭치다 엄한 벌통을 건드릴 수도 있겠지만-. 뱀은 진동을 잘 느끼기 때문에 도망가는 속성을 가졌다. 또 반바지보다는 좀 덥더라도 긴 바지를 입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킹코브라는 번식할 때 뱀 종류로는 드물게 암수가 함께 생활하는데 재수없게도 러프에 알을 낳은 코브라라면 소리에도 도망가지 않을 수도 있다. 뱀이 목의 후드를 펼치고 노려보면 수건이나 우산으로 앞을 가리거나 골프 클럽으로 방어하며 재빨리 자리를 떠야 한다. 킹코브라는 7m 높이까지 점프하며 공격할 수 있다고 하니 롱아이언 들었다고 객기 부릴 일이 절대 아니다.

나 또는 주변사람이 뱀에 물렸다면 “킹코브라니 죽을 확률 75%”라고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 우선 물린 부위를 살펴봐야 한다. 지구상엔 독이 없는 뱀이 훨씬 많고, 보통 독 없는 뱀이 물어 난 이빨 자국은 U자형으로 둥그렇고 일정하다. 코브라 포함 독사는 두 군데 또는 한군데 깊이 파인 이빨 자국이 있다.

독사에 물린 것으로 확인되면 무조건 191(태국 응급번호)로 전화해 최단시간 병원으로 가는 게 상책이다. 하지만 물린 후 30분이 경과되기 전엔 응급처치를 하는 게 좋은데 우선은 뱀이 물린 사람이 걷거나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코브라의 신경독은 확산이 빠르다. 물린 부위의 위쪽, 즉 심장에서 가까운 부분을 손수건이나 지혈대로 묶어 독이 심장쪽으로 퍼지지 않도록 하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찬물 찜질하지 말고 심장으로 가는 혈액을 줄이기 위해 상체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해야 하는 것은 상식. 뱀에 물린 부위를 소독하고 깊이 5mm 정도 절개해 피를 빨아내면 효과가 있는데 입에 충치나 상처가 있으면 위험하니 함부로 할 것은 못 된다. 뱀의 독이 몸에 퍼지면 구역질과 현기증이 나고 피부가 차가워진다. 코브라에 물리면 근육이 아프고 입이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가끔 태국 시골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전봇대의 애자를 보호하는 그물 망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뱀 등 파충류로부터 전기합선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집 주변에 커다란 나무가 있으면 창문을 열어놓지 말라는 말도 있다.

한국 트로트 가수 김혜연이 불러 유명해진 노래 ‘참아주세요’는 ‘뱀이다~’란 가사와 함께 뱀이란 단어를 수차례 언급하며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이란 기괴한 표현으로 인기를 끌었다. K-Pop인 한창인 태국에 이 노래가 태국어로 번역해 불리어지면 요즘 들어 언론에 부쩍 자주 등장하는 킹코브라 걱정을 한 숨 덜까 하는 망측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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