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뫼신문 700호 축하, 태국 현지르포] 인간과 원숭이가 공존하는 ‘롭부리’

코로나 19가 만든 원숭이들의 패싸움
원숭이 개체의 폭증으로 골칫거리가 되기도

 


롭부리(ลพบุรี, Lopburi)는 태국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150km 떨어진 롭부리 주의 주도로써 3,0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당시에는 ‘라보로’로 불리었던 이 도시는 크메르 제국이 롭부리를 지배 했을때 롭부리 이전의 모든 건물을 파괴했고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유적은 크메르 사원들이다. 이후 롭부리는 아유타야 왕국이 통치해 타이 왕국의 일부가 됐으며 왕의 여름 궁전이 있는 두 번째 수도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 있는 크메르 사원인 '쁘랑 쌈 욧'과 크메르 사당인 '싸른 프라 깐' 주변에 사는 수천 마리의 원숭이와 이곳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과의 공존으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기도 하다.

 

원숭이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쁘랑 쌈 욧’사원은 원래 힌두교 사원으로써 세 개의 첨탑(중앙탑 높이 21.5m)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브라마, 비슈누, 그리고 시바의 힌두교의 삼위일체를 상징 한다.


각 탑은 라테라이트를 이용해 만들었고 회반죽으로 아름답게 치장했다. 그러나 나라이 대왕에 이르러 불교 사원으로 재보수 되고 벽돌로 만든 집회실이 새로 건설됐다.


건축 양식은 입구의 계단과 창문에서 볼 수 있듯 아유타야와 유럽 양식이 혼합돼 있다. 내부에는 아유타야 초기 양식의 사암으로 만들어진 좌불상이 모셔져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며 함께 살고 있는데 특히 11월엔 원숭이 축제가 열린다.


1989년 한 사원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시작된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원숭이들을 위한 뷔페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사원과 공원 등지에 약 2톤에 달하는 과일과 채소를 한껏 차려 놓으면 원숭이 수천 마리가 벌떼처럼 몰려와 과일 더미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만찬을 즐긴다. 특히 원숭이들은 열대과일 ‘두리안’을 좋아 하는데 이과일은 태국에서도 고가의 과일이다.


관광객들은 코앞에서 뛰어 다니는 원숭이들을 볼 수 있고, 자유롭게 원숭이와 인증샷을 찍을 수도 있다.

 

야생으로 살아가는 원숭이 떼는 때로는 길거리의 전선을 뜯어놓기도 하고 관광객의 물건을 훔쳐가고 특히 콜라나 음료는 그들의 주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음료나 음식을 순식간에 강탈해간 원숭이들은 뚜껑을 따거나 음식물의 포장을 벗기는 것에 능숙해 사람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원숭이 덕분에 관광객이 늘어난 롭부리 주민들은 언제나 원숭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롭부리 시내에서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원숭이(2020.3.1) <사진출처>https://www.facebook.com/besttyz

 

지난해 롭부리에서는 원숭이 수백 마리가 도로 한가운데서 패싸움을 벌여 교통이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현지 온라인 매체 ‘타이랏’은 사원 쪽에 사는 원숭이 무리의 리더가 먹이를 찾기 위해 시내 쪽 무리 구역을 침범하자 침범 당한 무리가 반격을 하면서 집단 패싸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으며 유력한 영자 언론인 ‘방콕 포스트’는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관광객들이 코로나 19로 급감하자 먹잇감이 부족해진 원숭이들이 신경이 날카로워 지면서 그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행히도 지난해인 2021년에 원숭이들에게 각양각색 과일 만찬을 대접하는 이 축제가 2년 만에 다시 열렸고 최근 태국 국경 개방 등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찾게 돼 원숭이 도시에 다시 평화가 정착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요즘 수천 마리의 원숭이가 관광객을 공포로 몰아 넣기도 한다. 그동안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면서 먹이를 구하지 못했던 원숭이들이 최근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관광객이 늘자 먹이를 찾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식량 공급에 시달렸던 원숭이들은 음식을 찾아 도시를 점령하고 영역 싸움이 빈번해 지고 있다.


주정부는 폭증 하는 원숭이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약 500마리에 대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늘어나는 원숭이를 막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또한 다른 지역에 원숭이 보호구역을 건설할 장기계획을 세웠지만 원숭이 도시 이미지로 관광객을 유치해 생계를 꾸려가는 주민들의 반대로 실행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원숭이 축제가 열리는 달에 롭부리에는 광활한 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해바라기가 만개해 장관을 이뤄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고 이때 장대에 접시를 매달아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기도 한다.

 

글사진/오풍균 기자 (태국방콕, 마이코리아 www.mykorea.kr)

 

코로나19 기간 동안 먹이를 찾기 위해 내려온 원숭이들로 관리가 되지 않아 거리가 더러워지고 있다.(2022.1.19) <사진/오재경 제공>

 

 

 

 

 

 

 

 

 

댓글(0)

Powered by 주식회사 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