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관의 방콕단상斷想(18) 한-태 수교 60주년을 맞은 신남방정책 교두보 국가 ‘태국’에서

한-태 수교 60주년을 맞은

신남방정책 교두보 국가 ‘태국’에서 

요즘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언론매체를 타고있는 일본과 중국의 對 ‘EEC - Eastern Economic Corridor 개발프로젝트’ 및 ‘타일랜드 4.0 산업컨버젼스’ 투자 참여 속보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의 현주소가 문뜩 궁금해지곤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가 연일 한-태수교 60주년 정책포럼이나 심포지엄 같은 구름다리 건너 다니는 이야기들을 일본어에서 베낀 용어 ‘경제회랑’과 ‘남방’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말과 글로 해대고 있는 동안, 중국은 맹획이 칠종칠금하던 그 옛날 자신들의 속지(?)가 그리운 듯, 일본은 태평양전쟁 참화속에 남방군도 휩쓸고 콰이강의 다리 놓아가며 버마전선 휘달리던 그 역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양, 실제적인 투자진출 행보를 성큼성큼 내딛어 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일본과 중국의 남방경제정책에 대해 태국은 전통적인 ‘대나무 중립외교(Bamboo Neutral Diplomacy)’ 노선에 바탕을 둔 유연성으로 일.중 경제대국의 힘에 편승하여 소위 자신들이 빠져있는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과 정치불안정에 기인한 경제성장률 저하를 극복코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작년부터 EEC 지역 산업개발 관련 600 여명의 경제기업인단이 태국을 공식 방문하는 등 상징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히타치 등 유수 전자업체가 ‘타일랜드 4.0’과 관련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플렛폼 개발에 조력하는 등 각종 태국내 산업투자에 부산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닷컴을 필두로 EEC의 중심지역권내 지역에 대규모 물류 허브단지 건립을 투자공약 함과 더불어, 연간 7% 내외의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중인 소위 CLM국가(Cambodia Laos, Myanmar)와 태국 등 메콩강 관통국의 농산물 對 중국시장 판매루트 개설을 본격 추진중에 있다.


EEC개발 투자를 통해 일본은 자신들의 태국내 해외생산단지 복합화 하는 물류인프라 구축을 심화하여 아시아의 주력 산업생산기지 및 물류허브로 도약케하려는 목표 뿐만이 아니고, 향후 중국대륙의 인건비 상승 또는 중.일 관계 악화에 대비해 미얀마, 태국, 라오스, 베트남을 이어주는 동서경제 개발프로젝트(EWEC-East-West Economic Corridor)에 실질적이면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총 연장 1,450 Km에 달하는 육상운송로를 확보해 범메콩강 연장선상의 태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를 7천만 달러의 차관을 공여해 완성시켜 말라카해협 유해 이틀 걸리던 해상물류체계를 단 한시간 거리의 육상물류체계로 단축시키는 우정의 경제대동맥을 이미 이 교역권내에 건설해 준 바가 있다.


이 외에, 중국을 주축으로 한 윈난성에서 라오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태국 라영주의 맙타풋을 잇는 총연장 800 Km의 철도가 부설되어지고 있는 ‘남부 경제개발 프로젝트(Southern Economic Corridor)’를 통한 인프라도 추진되어지고 있다.


이렇듯, 태국의 동부(EEC)와 서부(EWEC) 그리고 남부(SEC)의 산업경제 동맥을 이어주는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더불어 현 쑤완나품 공항과 던무엉 공항의 대폭적인 확장 및 파타야 우타파오 해군공항의 전격적인 민간국제공항으로의 확대개편을 추진해 동남아의 물류허브센터 국가로 발돋음함과 더불어 ‘타일랜드 4.0’의 산업경제 산출물을 동남아 각국으로 뻗어나가게 하는 연결통로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태국내 전체 외자 투자의 60%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중·태의 삼각관계(?)’가 만들어 내고 있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신산업경제 콜라보가 이리 야심차게 진행되는 과정에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아세안내 對 태국 교역 순위 5위 수준과 투자순위 8위국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제 더 이상 태국을 인구 6천5백만여명의 개별 단일 국가로만 보지말고 한국 대비 인구규모에서 12배, 국토규모에서 50배 임과 동시에 양적으로 일본의 경제규모를 추월한 하나의 동남아 경제공동체 권역으로 뻗어나아가기 위한 전진 기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작금의 일.중 양국의 對태국 경제 포석이 더 심화되기 전에 태국을 동남아 시장의 교두보 국가이자 ‘포스트 차이나의 대안국’으로 삼아 이미 투자가 집중된 베트남에 이어 남지나해를 넘어 인도양 방면을 이어주는 우리나라의 대외경제 컨버젼스국으로 만들필요가 있다. 중국의 사드 사태에서 얻은 지나친 특정국가 집중지향의 위험성을 반면교사 삼아 근간 투자가 집중된 베트남에서 동일사안이 재발치 않게 경계해야 함은 당연지사 라고 볼때 그 대안은 ‘베트남 플러스 원’ 즉 태국이다.


더 이상 각종단체의 형형색색 포럼과 심포지엄으로만 지체할 시간이 없다. ‘서두르지 말고 동남아 지역경제를 차분히 학습해야 한다는 부분’과 ‘투자할 적기를 놓친다는 부분은 엄연히 다른 이야기’이다. 너무 지나치게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기울었던 대외경제 투자를 태국과 같은 나라의 허리를 중심으로 훑어 내려가며 동남아 역내에 또 하나의 대외경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여실하다.


힌편, ‘타일랜드 4.0’은 태국 산업경제 전반에 걸쳐 ICT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 산업, 스마트 시티, 스마트 피플을 구현하고자 하는 태국의 중장기 국가발전 계획이니 만큼, 자타가 공인하는 IT 강국 한국과 서로의 니즈가 잘들어 맞을 수 있다. 나름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인 한국이 슬며시 일본 자동차 천국인 나라에 끼어들어 점유율을 높일 기회는 다분히 있다. 옥포조선소 철시 사태를 맞은 우리나라의 잉여 조선 기술인력과 장비를 준 반도 국가인 태국으로 넘겨와 이들과 같이 조선강국 장보고의 꿈을 함께 꾸어보지 못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말이다.


마치 대한민국의 대외 정체성 인양 늘 이야기되는 한류의 구심점 역시 실은 경제이다. 결국 모든 사안의 중심에는 경제가 있다. 이제 우리 모두 힘을 합해 <차창 너머로 흔들리는 동남아선 ‘신남방 열차’를 타자!> 일본과 중국을 바라보고 있자니 너무 늦게 출발 한 것도 같지만, 우리가 누구인가 말이다. 클린턴이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세계 유일의 국가’ 라고 지칭했던 나라가 아니었던가. 이제라도 ‘본국정부 I 현지 대사관 I 한인 대표단체 I 진출기업’이 정례적으로 모여 ‘신남방정책 엑셀레이션 T/F’라도 만들어, 더 이상 본국향 내지는 본사향 보고서나 만들어 내기에 연연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실제적인 ‘일’을 해나갔으면 한다. 쑤쿰윗 플라자 앞에 지금도 우뚝 서있는 육교의 교각을 한번쯤 살펴보자. 70년대 초반, 일본의 미쯔비시전자 주식회사가 방콕시민들을 위해 헌사한 육교임이 교각 아래 동판에 아로새겨져 있다. 이제 그로부터 50년여가 지났다. 이제라도 우리, 다시 시작하자. 신남방정책 교두보 국가 ‘태국’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