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의 "태국 이야기"(15) 태국 피피섬, 돈도 좋지만 다 죽을 순 없다!

태국 피피섬, 돈도 좋지만 다 죽을 순 없다! 




태국 남부의 관광명소인 피피 국립공원의 마야베이가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4개월간 폐쇄된다. 태국 국립공원과 야생식물 보존국은 피피섬 인근 마야베이의 산호초 복원과 해양 생태계 회복을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피피섬 국립공원의 여러섬 가운데 하나인 마야베이는 250m에 불과하지만 수용인원을 훨씬 초과하는 하루4천여 명 이상이 몰려드는 유명해변이다. 이 마야베이를 포함해 피피섬에는 지난 2016년 138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으며, 지난해는 165만 명이 방문했다. 방문객중 80%는 외국 관광객이었다. 2016년 한해 관광수익만 3억6천만 바트(126억 원)가 넘어 관련업계의 반발도 컸지만 환경 파괴로 인해 ‘배는 결국 모두 가라 앉을 것이다. 다 죽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며 일시 폐쇄가 결정됐다. 


피피섬과 마야베이는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헐리우스 영화 ‘더 비치’를 통해 세계적 명소로 발돋움 했다. 2000년 2월 개봉된 대니 보일 감독의 영화 ‘더 비치’는 젊은이들의 낯선 여행을 그리는 영화였다. 총 제작비 5천만 달러를 들여 영국 미국 태국에서 촬영됐는데, 메인 무대는 태국 피피섬이었다. 극중 리차드(디카프리오)가 방콕으로 모험여행을 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피피섬은 지상낙원으로 묘사된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사는 촬영 당시 피피섬을 더욱 환상적으로 보이기 위해 불도저로 해변과 야자수들을 밀어버리면서 제작단계부터 환경논란이 거셌다. 영화 촬영 후 복구해 주긴 했지만 자연환경 훼손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돼 2006년까지 계속됐다. 태국 정치인들은 영화가 부처의 이미지를 왜곡되게 그리고 태국이 마약하는 나라로 묘사된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당시 26세의 새파란 배우 디카프리오는 밤 하늘의 별을 찍으며 비에르지니 레도엔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모습으로 뭇 선남선녀를 설레게 했다. 디카프리오는 마야베이에서 촬영 도중엔 산호초 보호단체인 리프체크(Reef Check)에 관심을 보이고 지역 자연자원 보호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하기도 했다. 또 2003년에는 UCLA의 산호초 보호 캠페인을 공동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유명세가 이어지자 밀려드는 관광객을 당해 낼 수는 없었다. 학계와 환경단체들은 피피섬 인근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보이고 해양생물은 사라지고 있다고 오래전부터 경고해 왔다.


관광대국으로 불리는 태국이 관광지를 폐쇄하는 곳은 마야베이만이 아니다. 이미 2016년 에 피피섬 일부지역과 시밀란섬 국립공원의 타차이 해변 등은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산호초와 해양생물이 훼손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광객이 탄 배가 닻을 내리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며 스노클링을 하는 관광객이 산호를 밟아 망가지기도 한다. 피피섬 인근에선 1천 척 이상의 관광보트가 운행 중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야베이도 보트의 정박지를 인근 로사마베이로 정하고 마야베이로는 트레일을 타고 들어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마야베이를 다시 오픈해도 하루 입장객은 2천명 이내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마야베이 뿐만이 아닌 코따뿌, 팡아의 카오핑칸, 끄라비의 란타 국립공원 등도 인원수 제한과 폐쇄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실 유명 관광지와 환경보호가 반비례 관계에 있는 것은 유독 태국 뿐만은 아니다. 지난 4월 26일부터 필리핀 중부의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도 6개월간 전격 폐쇄됐다.  2017년 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은 보라카이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일 100톤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지만 처리 능력은 30톤 밖에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런 폐쇄 결정은 지역 주민의 반발 및 그곳에서 관광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다수의 한인들의 생계에 위협을 주고 있다.


푸켓에서 유람선이나 스피드보트를 타고 들어가는 피피섬은 인근 작은 섬에 정박해 스노클링을 하는 투어가 많다. 태국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여름과 우기로 비가 자주 내리고 바다의 상황이 좋지 않은 날도 많다. 연중 피피섬 투어가 가능하긴 하지만 우기의 투어는 건기인 11월~2월 만큼은 못하다. 당장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환경보존을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태국과 이를 감내한 지역주민들의 ‘예측 가능한’ 결정은 박수 쳐줄 만하다.